고향의봄 썸네일형 리스트형 [중앙시평] 나의 살던 고향은 수백 년에 걸쳐 프랑스와 독일의 지배를 번갈아 받아온 알자스로렌 지방 사람들은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 때문에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일이 많았다. 알자스 출신인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박사는 어느 날 자신이 독일어로 꿈을 꾼다는 사실을 깨닫자, 자기 조국이 독일이요 모국어가 독일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그윽한 경계에 놓인 꿈은 언어의 뿌리이자 정신의 태(胎)이기도 하다. “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도 멸망한다.” 주시경 선생의 경고다. 말을 잃으면 민족의 뿌리도 겨레의 꿈도 사라지고 만다. 밀로라드 파비치의 경이로운 소설 『카자르 사전』은 숙명처럼 얽힌 민족과 언어의 관계를 두렵도록 슬픈 이야기로 그려내고 있다. 리본과 댕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