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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회

6월모의고사 EBS교재서 50% 이상 출제

2010-06-11 09:11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0일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문항을 분석한 결과 EBS 수능방송 교재에서 영역별로 50~56%(언어 56%, 수리 가형 52%, 수리 나형 50%, 외국어 50%, 사회탐구 50.9%, 과학탐구 53.8%) 연계출제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당수 문제가 숫자만 바꾸거나 같은 지문을 싣는 등 교재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 3월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50%, 9월 모의평가 60%, 11월 18일 본 수능 70%로 점차 연계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어 본 수능에서는 교재를 활용한 문제가 더 많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입시 전문가는 처음으로 EBS 교재와 연계ㆍ출제된 이번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지난해 본 수능,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평이하거나 다소 낮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연계 출제 때문에 문제를 쉽게 생각하다 자칫 연계되지 않은 부분에서 막힐 수 있으므로 EBS 교재를 맹신하지 말고 과목별 기본개념을 충실히 다져 놓아야 한다”며 “이번 시험 성적수시모집 등 향후 입시에서 지원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교재의 숫자만 바꿔 출제하기도=언어영역 11번은 각각 두 가지 뜻을 갖는 동사 ‘부르다’와 ‘붇다’의 피동ㆍ사동태가 모두 ‘불리다’로 쓰이는데 그 예문을 맞게 짝지은 보기를 고르라는 문항이다. EBS 교재 ‘인터넷 수능 쓰기 & 어휘·어법’ 123쪽 3번은 역시 두 가지 뜻을 갖는 동사 ‘듣다’와 ‘들다’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한 문항이다. 문제에 쓰인 동사는 바뀌었지만 문항의 모양이나 의미를 묻는 방식은 같았다. 이외 김춘수의 시 ‘강우’, 임철우의 현대소설 ‘눈이 오면’, 고전소설 ‘낙성비룡(洛城飛龍)’ 등 교재에 나왔던 문학작품들이 지문으로 활용됐다.



 수리영역 나형 14번은 x, y에 대한 연립방정식에서 x=0, y=0 이외의 해(解)를 갖도록 하는 모든 실수 k의 값을 물었다. EBS 교재 ‘인터넷수능 행렬/지수와로그/지수함수와 로그함수’편 29쪽 12번과 똑같은 유형으로 방정식에 들어간 숫자 네 개만 바꿔 출제했다. 하지만 평가원 관계자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숫자만 바꾸더라도 풀 수 없는 문제”라며 “정답률이 그렇게 높지 않아 난이도가 꽤 높다”고 전했다. 이외 가형14번의 확률 문항, 나형 18번의 수열 문항 등이 EBS 교재에 나온 문제의 숫자만 바꿔 출제된 형태라는 게 입시업체들의 분석이다.

 외국어 영역에서는 EBS 교재에서도 나왔던 ‘셜록 홈즈’의 저자 아서 코난 도일로 시작하는 같은 지문이 쓰였다. 그러나 EBS 교재인 ‘영어독해연습Ⅱ’의 문제는 문장을 하나 빼놓고 어디에 집어넣는 게 적절한지 물은 반면,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밑줄을 그은 단어 중 어법이 틀린 것을 고르라고 달리 물었다. 또 읽기(독해)에서 18번 글의 목적을 묻는 문제, 19번 ‘he’가 가리키는 대상을 추론하는 문제, 20번 어법, 22번 무관한 문장 찾기, 29~30분 빈칸 완성하기 등이 EBS 교재에 모두 나온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입시업체들은 내다봤다.

 사회탐구 한국지리 17번은 (가), (나) 두 서비스의 시ㆍ도별 종사자 수 비율을 표시한 그래프해석하는 문제로, EBS 교재 ‘수능특강-한국지리’ 109쪽 3번가 그래프가 똑같고, 선택지의 내용도 비슷했다. 과학탐구 지구과학Ⅰ 15번은 혜성, 지구, 태양의 위치도를 그려놓은 뒤 해당 상황에서 혜성에 대한 바른 설명을 고르는 문제였다. 이는 EBS 교재 ‘수능특강-지구과학Ⅰ’의 185쪽 9번 문제와 거의 유사했다.

 ▶과목별 기본개념도 같이 정리해야=이번 모의평가와 EBS의 연계율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 대부분 입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EBS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되, 이번 모의평가 문제에서 보듯 대부분 응용ㆍ변형된 문제이므로 교재만 풀지 말고 기본개념을 같이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교재만 믿고 공부했다가는 자칫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사는 “올해 수험생들은 EBS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꼭 필요하다”며 “교재와 똑같이 출제된 문제가 영역마다 1~2개 정도씩 나왔다”고 말했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연구소장은 “EBS연계 출제만을 지나치게 의식해서는 안된다”며 “단순히 EBS 교재 문제를 많이 풀거나 암기하는 식으로 학습하기보다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개념을 충실히 공부하는 방향으로 남은 기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평가실장도 “EBS 교재에서 연계해 다뤘다고 평가되는 문항을 들여다보면 이미 학교 수업이나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었다”며 “EBS 교재에만 특별히 국한되는 연계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모의평가가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치른 첫 시험인 만큼 결과를 토대로 수시모집에 지원힐 지 여부를 결정할 것도 권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사설 모의고사와 이번 모의평가 점수의 추이를 살피고 비슷한 점수대 학생과 학생부 성적을 비교해 모의 평가 성적이 떨어지고 있거나 학생부 성적에 비해 낮다면 수시에 적극 지원해보는 것이 좋다”며 “반대로 모의 평가 성적이 상승 추세이고, 학생부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수시에서의 지나친 안전 지원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