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들은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요안나와 또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다른 여자들도 그들과 함께 이 모든 일을 사도들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사도들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부질없는 헛소리려니 하고 믿지 않았다. 그러나 베드로는 벌떡 일어나 무덤에 달려가서 몸을 굽혀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랬더니 수의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그는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이상히 여기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바로 그 날 거기 모였던 사람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엠마오라는 동네로 걸어가면서 이 즈음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하여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서 나란히 걸어가셨다.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려져서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리고 글레오파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에 관한 일이오.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인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을 찾아가 보았더니 그분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 계시다고 일러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보았으나 과연 그 여자들의 말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께서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주셨다. 그들은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그들은 곧 그 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가보았더니 거기에 열한 제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주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의심을 품느냐? 내 손과 발을 보아라. 틀림없이 나다! 자, 만져보아라. 유령은 뼈와 살이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지 않느냐?"
하시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셨다.
그들은 기뻐하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어리둥절해 있는데 예수께서는
"여기에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리니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잡수셨다.
[요한의 복음서]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한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흰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또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고 전하여라."
하고 일러주셨다.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 뒤 예수께서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셨는데 그 경위는 이러하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는 토마와 갈릴래아 가나 사람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그 밖의 두 제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이것이 세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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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의 복음서에 따르면 제자들은 여자들의 말을 듣고 갈릴래아의 산에 가서 예수를 뵈었다. 그러나 마르코의 복음서에서는 그들이 마리아와 다른 두 제자들의 말을 믿지 않고 끝내 예수께서 친히 오셔서 꾸짖으셨다고 되어 있다. 루가의 복음서는 마르코 복음서의 긴 끝맺음과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으나, 베드로를 비롯한 몇 사람이 무덤에 가보았고, 주께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정보가 추가되어 있다.
요한의 복음서에는 루가의 복음서와 마찬가지로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무덤에 간 일이 적혀 있다. 그러나 다른 내용의 구성은 공관복음서와 다르다.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나타나신 것이 세 번째라는 서술에 대해서는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제쳐 두고라도, 마태오의 복음서와 나머지 두 공관복음서 간의 저술은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 [/footnote]를 읽고 자극을 받아서 쓰게 되었다.
대한성서공회의 공동번역 개정판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를 보면,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곧 성경 기록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가 성경 기록대로 셋째 날에 다시 살아나시고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형제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복음의 가장 중요한 내용 되겠다. 성경 기록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살펴보도록 하고, 여기서는 나타나신 순서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다른 사도들보다 베드로에게 먼저 나타나셨다는 구절이다. 우리가 대조할 수 있는 다른 자료는 사복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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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의 복음서]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열한 제자는 예수께서 일러주신 대로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갔다. 그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뵙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르코의 복음서]
젊은이는 그들에게
"겁내지 마라. 너희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지만 예수는 다시 살아나셨고 여기에는 계시지 않다. 보아라. 여기가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곳이다. 자,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예수께서는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하여라."
하였다. 여자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너무도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였다.
[[마리아는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찾아가 이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과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 뒤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시골로 가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그 두 사람도 돌아와서 다른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으나 그들은 그 말도 믿지 않았다.
그 뒤 열한 제자가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마음이 완고하여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그들을 꾸짖으셨다.]][footnote]마르코 복음서의 긴 끝맺음의 일부. '긴 끝맺음' 이 없는 사본들(시나이 사본, 바티칸 사본)도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