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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운동법이 바뀐다-①기능성 지향 크로스핏

[믿을 수 있는 격투기 뉴스, 신세기 격투스포츠의 길라잡이]  2010.05.16 / 23:00
밸런스 촬영/제공

역기 및 기구를 사용해 부위별로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다이어트에서도 사용되는 근육운동방법이며 몸짱을 원하는 남성들에게도 가장 친숙한 방법이다. 동네마다 하나쯤은 있는 '헬스' 체육관, 혹은 '피트니스 센터'라는 간판을 단 곳이라면 기본적으로 이 방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에 적합한 운동기구를 들여놓는다.

'이 방법'이란 보디빌더들이 몸을 가꾸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의 근육을 구분한 후 각부 근육을 훈련시키기 위해 최적화된 운동방법을 제시한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고립', '분할' 그리고 '주기화'란 용어가 나온다.

고립이란 훈련하고 싶은 근육만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동작 및 근육에 따라서 고립이 불가능한 부위도 있지만 일단 최대한 해당부위의 근육만을 쓰는 것이 고립의 핵심원리다. 이두박근을 운동시킨다면 팔꿈치 관절과 어깨관절을 고정시키고 이두의 힘으로만 무게를 드는 방식이 그 좋은 예다. 물론 전완근(팔뚝)도 사용되지만 이는 부차적인 것일 뿐 어디까지나 초점은 이두근을 운동시키는 것이다.

주기화는 운동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근비대, 근력발달과 같은 목표를 두고 주기적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해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이용하는 방법인데 이는 신체의 부담을 줄이고 목표수준까지 자신의 기량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보디빌더들이 비시즌기에 몸을 엄청 키웠다가 대회를 앞두고서는 근육은 유지하면서 지방만을 빼는 방법으로 거대한 근육과 함께 선명한 라인을 만들어내는 것도 주기화의 일종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몸을 가꿔서 몸짱이 되고 다이어트를 해서 예뻐지는 것도 좋지만, 몸의 기능을 우선시하는 흐름도 있다. 크로스핏(crossfit)이라 불리는 운동법은 GPP(general physical preparedness)를 이론적 배경의 중심에 두고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기능성 운동, 크로스핏

GPP는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는 신체준비상태'라 풀이할 수 있는데, 크로스핏에서는 이를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목적으로 둔 후 순간근력, 근지구력, 균형감각, 체력 등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크로스핏에서는 신체부위별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미는 동작, 당기는 동작, 들어 올리는 동작과 같이 운동법을 구분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기를 정해놓고 같은 부위를 반복적으로 훈련하지도 않으며, 고립이라는 개념 자체를 운동에 도입하지 않는다.

보디빌딩이 육체미가 목적이라면 크로스핏은 기능미를 추구한다 할 수 있다. 크로스핏에서는 피트니스의 원래 뜻인 '건강함'은 상황에 맞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육체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운동방법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데, 간혹 TV에서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소개되는 태릉선수촌 레슬링, 유도 선수들의 훈련방법에서 비슷한 장면을 봤을 수는 있다.

개괄적으로 설명하자면 스쿼트(앉았다 일어서기), 프레스(물건을 위로 밀어올리기), 데드리프트(발목위치의 물건을 허리 높이까지 들어 올리기), 클린(허리위치의 물건을 어깨높이로 들어 올리기), 저크(어깨 높이의 물건을 위로 밀어 올리기) 등의 기초운동법은 사람이 물건을 바닥에서, 혹은 허리높이에서 들어올리고, 밀어내는 동작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보디빌딩식 운동법과는 전혀 다르지만 동일한 동작들이 크로스핏에도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3대 운동이라 불리는 벤치 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는 크로스핏에서도 중요한 운동으로 꼽는다. 하지만 보디빌딩식 운동법에서 벤치프레스는 가슴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보는데 반해 크로스핏에서는 '누운 상태에서 수직으로 밀어 올리는 운동'으로 본다. 선 상태가 되면 수평으로 미는 동작이 되겠다.

스쿼트도 마찬가지다. 보디빌딩의 눈으로 바라보면 스쿼트는 일어섰다 앉는 동작을 통한 하체근육운동이지만 크로스핏에선 등, 혹은 가슴 앞에 무거운 것을 짊어진 상태에서 수직으로 물건을 밀어 올리는 동작으로 해석한다.

기능성 운동에 주목하는 특이직업군

그래서인지 크로스핏에 흠뻑 빠진 사람들의 직업군은 다소 특이하다. 외국의 경우는 특수부대원, 경찰특공대원, 소방관, 운동선수 등이 꽤 많다. 공통점이라면 예측하지 않은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체 각부의 근육을 쪼개서 훈련하는 방법으로는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를 들면 소방관의 경우 사람을 들쳐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빠르게 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특수부대원의 경우라면 적진에 침투하는 등의 긴박한 순간에 재빠르게 기동하거나 장애물을 극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근접전투에서도 신체능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균형감각, 폭발적으로 박차고 나가는 힘,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을 동시에 발휘해야 하는 상황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써두면 크로스핏은 일반인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사실 크로스핏의 종주국인 미국에선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열심히 운동을 하시는 모습이 공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메리라는 이름의 할머니는 손자를 돌보면서 안아 올리거나, 들쳐 업고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가 손자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할까봐 운동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메리는 자신의 체중만큼 무거운 바벨을 들고 스내치(역도의 인상, 무릎높이에서 물건을 한 번에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를 성공시켰다.

지난 달 한국을 찾아 크로스핏 세미나를 열었던 리사 레이 코치는 "크로스핏은 피트니스를 추구한다. 피트니스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운동이라도 각 개인에게 어울리게 프로그램을 짜서 업무, 일상생활, 경기 등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고 크로스핏을 설명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크로스핏 마니아들이 모여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아 크게 알려지지는 않아 운동이 취미인 일반인, 직업군인, 사관학교 생도, 종합격투기 선수 등이 크로스핏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크로스핏 연구, 전파에 꽤 열심이다. 이는 스포츠 강국인 미국 선수들의 운동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연구하다 크로스핏을 발견하고 입문한 경우다.
[믿을 수 있는 격투기 뉴스, 신세기 격투스포츠의 길라잡이]
밸런스 편집부(bahkss@gmail.com)
2010.05.16 /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