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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어

뉴욕의사의 백신영어


 
'내가 한 번 고생하면서 한 가지 길을 개척했다면, 시행착오는 나 하나가 경험한 것으로 족하지 이 길을 오르는 사람마다 똑같이 고생할 필요가 있는가'

나중에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는 영어 고수들의 방법을 제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나서야 뒤늦게 듣기 실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습니다.

a. 영어 단어를 알아야 들린다
말을 알아들으려면 그 말의 음성을 식별해낼 수 있어야 하고―그대로 흉내 내서 소리 낼 수 있다거나 받아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그 단어의 뜻도 파악을 해야 합니다.
단어를 모르거나, 이미 아는 단어라도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다면 보아도 모르고 소리를 들어도 못 알아듣습니다. (물론 문맥에 따라서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합니다만 짐작한다는 것과 알아듣는 것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b. 영어 숙어도 알아야 들린다
 개개의 단어를 알아도 그 단어가 포함된 숙어의 의미를 따로 알지 못하면 들리지 않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표현을 만나도 뜻을 유추할 수 있는 경우는 다행이지만 도저히 짐작조차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C. 이미 아는 단어라도 발음과 음운 법칙을 제대로 알아야 들린다
서점에 가서 영어 발음에 대한 책을 사서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하루면 다 읽고 테이프(혹은 CD)까지 다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음운 현상에 대해 저절로 다 깨닫게 되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관련된 책을 한 권 사서 읽어보면 이런 이해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누구든 발음과 음운 법칙에 대해 일단 알고 나서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들리기 때문에 많이 알면 알수록 좋습니다.

 영어 실력이 어느 경지에 오르면 영어 문장에 대한 감이 있기 때문에 이미 들으면서 지나간 문장은 완전히 머릿속에 담고 있으면서도 앞으로 나올 내용을 예측하면서 여유 있게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표현과 문장을 접해서 흔한 문장의 패턴을 감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해의 속도가 말하는 속도보다 오히려 빠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영어는 한국말이나 독일 말과는 달리 철자와 발음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거니와 연음들로 인해서 들리는 대로 받아 적으면 절대로 원문과 같은 글을 그대로 적어낼 수가 없습니다. 원문을 그대로 받아 적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그 단어와 발음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단어와 발음은 이전에 미리 익히지 않았으면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귀가 뚫리는 유일한 방법은 영어 실력을 전반적으로 골고루 다 늘리는 것뿐입니다. 귀가 뚫리려면 단어, 숙어, 문법, 독해, 발음 실력이 다 좋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발음→단어 350개 정도의 책 한 권부터 반복해서 따라 읽기

 제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영어 공부 비법은 바로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자는 것입니다. 영어 도사들의 수기를 통해서 볼 때 중국의 리양뿐만이 아니라 한국인 중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거의 모두가 이런 방법을 택했으리라 추정됩니다. 트로이를 발굴했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도 자서전에서 외국어를 익히는 비결에 대해 책을 반복해서 읽는 거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의 영어 공부의 취약점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에 대한 비중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영어 문장을 입이 닿도록 읽되 외우지 않는 이 희한한 공부의 목적은 영어 문장을 외워서 그대로 말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이 영어 구문의 패턴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입니다.

영어 교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 어휘나 표현적인 측면: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평균적으로 5개 미만(페이지에 따라서 최대 10개 이하)로 나올 것.
2. 문법, 문장 구조적인 측면: 단어를 찾아본 상태에서 두세 번 정도 읽어서 대부분의 문장이 해석 가능할 것. 한두 문장 정도는 해석이 안 되어도 무방.
3. 양적인 측면: 책이 너무 두꺼워서 한 권 독파하는 데 3~5개월 이상이 걸리지 않을 것.
4. 내용적인 면: 학습자가 흥미를 가지고 대할 수 있는 내용일 것. 자신의 취미, 전공이나 직업과 관련 있으면 더 좋음.
5. 청취적인 측면: 반드시 테이프나 CD 등의 시청각 교재가 딸려 나온 것을 선택할 것.
6. 학습적인 측면: 가능하면 한글 해석, 단어와 구문, 해설 등의 도움말이 있는 교재를 선택할 것.


제 생각에 한 페이지당 최소 20, 30번은 읽어야 하는데 저는 100번 이상 읽었습니다.

1. 그 날 읽을 세 페이지 전체 분량을 책을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세 번 정도 테이프(혹은 CD)를 듣습니다. (소리에만 집중하는 단계)
2. 읽을 한 페이지를 둘로 나누어 반 페이지 분량을 책을 보지 않고서 테이프만 세 번 정도 다시 듣습니다. (얼마나 들어서 아는지 파악하는 단계)
3. 책을 보고 들었던 내용을 확인하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 문장을 해석합니다. 문장의 뜻이 완전히 이해가 되도록 충분히 공부합니다. (지문을 눈으로 보고 의미를 깨우치는 단계)
4. 방금 공부한 반 페이지 부분을 이제 뜻을 다 아는 상태에서 10번 정도 또다시 테이프를 듣습니다. (뭐가 안 들렸는지 복습하는 단계, 발음을 정확히 파악하는 단계)
5. 공부한 반 페이지를 25번 읽습니다. (읽으면서 소리를 머리와 입, 귀에 새기는 단계)
6. 테이프를 한두 번 듣고 다시 발음과 강세 등을 확인합니다. (제대로 소리를 아는지 복습)
7. 교정된 발음과 강세로 다시 반 페이지를 25번 읽습니다. (다시 소리를 되새김)
8. 이제 첫 페이지의 전반부는 끝났고 후반부 반 페이지로 이동해서 1번에서 7번까지의 과정을 반복하여 공부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목표로 한 전체 세 페이지까지 끝냅니다.
9. 다음날은 전날 읽었던 첫 번째 페이지의 후반부 반절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면 초반의 일부를 제외하고 이 책은 전체적으로 200번을 읽고 테이프는 70번 이상 듣게되는 셈입니다.

 만약 자신의 수준이 영화로(혹은 그 어떤 교재이던) 공부할 수준이 되는지 알고 싶다면 선택한 영화에서 대사가 많이 나오는 부분을 5분 정도 따로 녹음해서 듣고 얼마나 받아쓸 수 있는지 보시면 됩니다. 한 문장씩 듣고 받아쓰는 식으로 받아쓰기를 해서 5분이면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이 나올 것입니다. 제 경험상 한 번 듣고 60~70%, 두 번 내지 세 번 듣고 80%는 정확하게 받아쓸 수 있어야 그 영화 혹은 교재로 공부할 준비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 듣고 더 잘 받아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마 다섯 번 들어서 들리지 않는 내용은 50번을 들어도 큰 차이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공부를 위한 영화를 선정할 때 '폭발음' 이 나오는 영화는 피하라는 것입니다. 액션 영화, 공상과학 영화, 전쟁 영화, 스릴러 영화 등이 그에 속합니다. 영어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되는 영화는 아무래도 <세렌디피티Serendipity>,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와 같은 로맨스 영화나,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유의 드라마 장르입니다.
참고로 실생활에서 접하는 각종 영어 매체들을 쉬운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중 · 고교 교과서 테이프>초중급자용 오디오북>아리랑 TV의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미국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미국 텔레비전 뉴스>CNN 뉴스나 토크쇼>미국 드라마>미국 영화>미국 이외의 영어권 국가 영화의 순서입니다.

첫 번째 단계는 일단 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단계입니다. 자막이 있으면 가리고 보면 되니까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자막 없이 영화를 보면 어지간히 영어를 하는 사람도 세세한 부분을 다 잡아내지 못해 답답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까지 되풀이해서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는데 이 정도 보게 되면 알아듣는 표현들과 못 알아듣는 표현이 분명해지게 됩니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미국 영화는 미국인과 결혼해서 사는 한국 사람이나 동시 통역사, 혹은 영어 강사나 선생님들조차도 100%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심지어 원어민도 모르는 말이 나온다면 믿기실지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단계로 영화를 다시 한글 자막과 영문 자막으로 봅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자막을 다 지원하는 CD나 DVD가 있어야 가능한 과정입니다. 이렇게 영화를 2개 국어 자막으로 번갈아 한두 번 보면서 완전히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단 한 번만 영문 자막으로 보면서 그런 내용이 있구나 하고 빠르게 지나가도 되겠습니다.
 세 번째 단계로 한글과 영문 자막을 통해 영화 내용이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면 영화에 나온 단어나 숙어 등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단어, 숙어, 관용표현, 문법 등이 정리가 되어 있는 교재로 처음부터 영화 영어 공부를 시작해도 됩니다.
네 번째 단계입니다. 영화를 틀어놓고 마치 영화배우라도 된 듯이 영화 속 등장인물을 따라서 대사를 읽습니다.
'거의 외워진다' 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지만 억지로 외운다는 것이 분명히 아닙니다. 여기서 외운다는 개념은 첫째로 영어 대사를 읽을 때 영화 주인공과 거의 비슷한 속도 혹은 더 빠른 속도로 대사가 끝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로는 주인공의 입 모양만 보아도 나올 대사가 예상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모든 대사가 다 기억나지는 않아도 대사의 일부와 내용이 자연스럽게 예상이 되면 좋은 징조입니다. 셋째로 앞의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자막이 없이 영화를 보아도 95% 이상 알아들을 수 있고, 또 그만큼 받아쓸 수 있는 단계라면 그 영화는 졸업해도 됩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영화 10편을 끝낼 때까지도 별로 겹치는 표현을 보지 못했습니다. 20편을 넘어서면서 일부 편해지기 시작했고, 30편을 넘어서니 자신이 많이 생겼습니다.

소리 내어 읽기를 매일 계속하는 가운데 영문법 책을 하루 두 페이지 정도씩 다시 읽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만약 문법책을 보는 과정이 전혀 없이 그냥 영어책을 읽음으로써 영어 문법 감각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해도 어느 정도는 익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화나 작문을 할 때 문법상의 자잘한 실수가 개선되지 못한 채 계속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영어를 막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은 이런 문장을 많이 접해도 문법의 실체가 매우 희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책을 소리 내어 읽기 전에 그 페이지의 문장을 다 해석할 수 있도록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
'간지' 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도 여러 군데서 '간지 난다' 라는 식의 표현을 보았는데 귀찮아서 그 뜻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내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영화 잡지에서 영화계에서 쓰는 속어를 소개해주고 있었는데 이 '간지 난다' 라는 말이 일본말에서 온 '멋지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 말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간지' 를 계속 쓰면서 외우지 않았지만 한 번 보는 정도로 뜻이 외워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한국어를 배워오면서 글쓰기도 자연스럽게 익혔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그대로 문자로 옮기기만 하면 작문이 되는 것처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단지 말을 글로 옮기는 것 이상의 작업입니다. 쓰기 연습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영어 일기 쓰기를 권장하는데, 이것이 영어 일기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가 됩니다.

 영어 일기는 말하기를 향상시킵니다.
영어 일기는 능동적으로 맞는 표현을 찾아보도록 동기 유발을 해줍니다. 내가 아쉬우면 공부가 아주 잘됩니다.
억지로 내용을 만들어서 일종의 소설을 쓰든지, 그날 그날의 뉴스를 보고 감상을 쓰든지, 하여간 뭔가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니 내용에는 얽매이지 않습니다.
제가 진짜 걱정했던 문제는 틀린 표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바른 표현을 알게 되어도 잘 고쳐지지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즉, 바른 표현을 만나면 순식간에 잘못된 표현을 고치게 되고 바른 표현이 기억에 새겨지는 것 말입니다.

학교 공부를 그대로 하시되 하루에 30분만 할애해서 큰 소리로 교과서를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교과서를 읽으면 문법 감각도 생기고 단어도 저절로 외워지고 아마 독해 속도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영어 일기는 이렇게 얻은 지식을 공고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단어를 배울 때부터 'taxi'라고 배우지 않고 'a taxi'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부정관사를 붙여서 배웁니다. 이렇게 습관이 드니 절대로 'a' 를 빼놓고 말하지 않게 됩니다.

들어보면 스스로 느끼시겠지만 처음 몇 번은 되풀이해서 들을수록 점점 더 많이 내용을 파악하게 되는데, 어느 횟수를 넘어가면 아무리 많이 들어도 들리는 내용만 들리게 됩니다. 이 시점이 바로 스크립트를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다섯 번 이내면 아마 들릴 만한 내용은 다 들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최대로 잡아도 안 들리는 것을 10번 이상 듣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립트를 보고 내용을 완전히 파악한 후에 스크립트를 소리 내어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도 많이 들어야 합니다. 이전에 들었던 내용이 완전하고 깨끗하게 다 들리고 이해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