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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과학

새가 ‘동성애’ 하는 이유는 ○○ 때문이다

뉴캐슬대의 죠프 맥팔랜드 교수팀 연구

2010년 08월 01일


생물학자들은 진화론의 관점에서 동성애는 사라져야했을 행태라고 말한다. 동성애에는 번식 능력이 없어 종족보존에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동성애는 인간을 비롯한 곤충과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거의 모든 종에서 발견된다. 새만해도 130여 종이 동성애를 즐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성애는 ‘다윈의 패러독스’라고 불리며 왜 이런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조류의 동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생태학자들이 동성애는 새끼를 돌보는 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저널 ‘동물행동’ 7월 5일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호주 뉴캐슬대의 죠프 맥팔랜드 교수팀은 동성애를 한다고 기록된 93개 조류 을 관찰했다. 그 결과 육아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은 개체일수록 동성에게 구애를 하거나 교미하는 시늉을 보이는 행동이 많이 발견됐다. 특히 암컷이 육아를 책임지는 경향이 큰 종일수록 수컷들의 동성애 행위가 잦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컷이 육아를 전적으로 맡게 되면 암컷은 남는 에너지를 자신의 동성과 관계를 맺는 데 할애했다. 실험 종에서 수컷-수컷 짝이 발견된 종은 82%, 암컷-암컷 짝이 발견된 종은 38%였다. 전체적으로 볼 땐 5%의 개체가 동성애를 했다.

맥팔랜드 교수는 이를 ‘새들에게 부모 노릇은 그리 큰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즉 몇몇 종은 두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하지 않아도 종족의 번식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진화상 동성애가 해가 된다거나 자연스럽지 않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동성애는 구애 행동을 미리 연습해보기 위함이거나 동성끼리 결연을 다지고 사회적인 긴장감을 감소시키기 위함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왜 동성애를 하는 지는 결론짓지 못했다. 연구팀은 “초식동물들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연구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동성애 초파리의 고백

미국연구진, “동성애는 동물 전반의 현상”

2009년 06월 26일


올해는 ‘진화론’의 저자 찰스 다윈이 태어난 지 200주년 되는 해다. 그만큼 진화론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그러나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여전히 일어난다. 동성애가 그렇다.

동성애로는 번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성애는 자연선택과정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 연구진은 이달 16일 ‘진화와 생태학 경향 저널’에 “동성애는 곤충, 개구리, 새 등 동물 전반의 현상”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병코돌고래 수컷 가운데 50%가 다른 수컷에게 구애행동을 한다. 또 수염수리독수리 수컷 중 11.26%, 일본 딱정벌레 수컷 중 1.6%가 다른 수컷과 성적행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성애를 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동성애를 번식 전략으로 사용하거나 이성을 만났을 때를 대비한 ‘예행연습’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병코돌고래나 보노보는 친목과 유대관계를 위해, 과일파리는 암수를 구별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탓에 동성애를 한다. 비교적 온전한 경우다.

멕시코에 사는 구디드 물고기의 동성애는 번식전략이다. 수컷 구디드 물고기 중에는 종종 항문 주위에 검은 반점을 가진 경우가 있는데, 다른 수컷은 검은 반점 수컷을 암컷으로 착각해 동성애를 한다. 검은 반점은 임신한 암컷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검은 반점 수컷은 다른 수컷이 동성애에 신경을 쏟을 동안 암컷과 교미를 할 수 있다.

어린 초파리는 예행연습 삼아 동성애를 한다. 나중에 커서 이성을 만났을 때 성교 능력을 키우려고 동성애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물을 연구를 하는데 이 연구가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