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9 오전 11:54:49 게재 |
김 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이익창출력 강점
리더십 기반한 조직효율성, 리스크관리능력도 우위
신한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이익창출력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2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금융위기 여파가 여전했던 2009년말에도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1조30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비은행 부문 수익구조 ‘균형’ = 신한은행 및 신한지주를 평가한 3인의 애널리스트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된 수익구조, 뛰어난 리스크 관리능력을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신한지주는 은행과 비은행부문이 수익면에서 4: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2009년말 기준, 2010년에는 은행부문이 60% 차지) 한쪽이 어려워질 경우 다른 한쪽이 이를 만회해줄 수 있는 셈이다. 실제 2009년의 경우 금융위기 여파로 신한은행이 순이익 7487억원을 거두면서 전년도에 비해 48.3% 줄었지만 비은행부문이 선전하면서 전체 순이익 측면에서는 변동성을 줄일 수 있었다.
이때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은 각각 8568억원과 17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경쟁 은행인 KB금융지주과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각각 5400억원, 1조2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신한지주의 수익창출력이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지주의 경우 우리은행의 순익은 9538억원으로 신한은행보다 더 높았지만 비은행부문의 이익이 받쳐주지 못해 2등으로 뒤졌다.
신한은행은 리스크 관리 능력도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하반기부터 신한은행은 PF대출 확대에 제동을 거는 등 발빠른 여신전략을 폈고, 이는 대손비용율 하락, 실적개선 효과를 주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요주의이하 여신비율은 2.43%, 고정이하 여신비율 0.99%로 하락추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이 자산건전성을 위해 부실자산의 상각·매각을 단행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2008년말 100여개의 지점을 통폐합한 것도 민첩한 대응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위기가 닥친 후에는 은행장 직속으로 기업금융개선지원본부를 설립했다.
50명 규모로 출범한 이 기업금융개선본부는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등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도 신한지주가 금융권 최고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신한지주의 연간 순익은 2조2000억원~2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 경우 3년 연속 금융권 최고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꼼꼼한 비용 관리도 ‘경쟁력’ = 꼼꼼한 판매관리비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신한은행의 장점이다. 이는 강력한 리더십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다. 라응찬-신상훈-이백순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리더십에 대한 높은 신뢰로 구성원들의 조직충성도가 뛰어나다. 또 은행권 최고수준의 급여와 복지 후생 등도 이런 문화 형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같은 조직문화는 판매관리비 통제 등으로 가시화됐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연간 판매관리비는 2조3660억원으로 국민은행 3조5356억원보다 1조원 이상 적다. 이익 대비 비용으로 따지면 47.4%로 국민은행 52.8%보다 5.4%p 낮았다. 올해 들어서 신한은행은 판매관리비를 계속 줄여가는 추세다. 올해 1분기의 경우 판매관리비를 전분기에 비해 16.3% 감소한 9942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에 응한 한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는 강력한 리더십 아래 일사분란한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동안 조흥은행 및 LG카드 등 잇따른 M&A 성공 등으로 볼 때에 경영 전략 부분에서도 다른 은행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면서 “상업은행으로서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추가적 성장동력이 안 보인다
소극적 M&A 전략으로 금융권 재편에서 소외될 가능성
What’s next?(그 다음은 무엇이냐)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우려한 신한은행의 약점은 현재는 상당히 안정적인 재무?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다음은 무엇이냐는 점이었다. 지금까지의 재무적 안정성을 지켜나가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보다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무엇인지에 의문을 표했다. 특히 신한지주가 국내 M&A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등 금융권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자칫하면 신한지주만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신한지주는 2002년 굿모닝증권, 2003년 조흥은행,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M&A시장에서 사실상 물러난 상태다. 대형 M&A에서 강자의 모습을 보였던 신한지주지만 금융권 강자를 바꿔놓을 우리금융 인수경쟁에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연간 실적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이 애널리스트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은행권 M&A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여기서 신 사장은 “더 이상 은행을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답해 국내 M&A에 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자금 부담이라는 속사정도 깔려 있다. 조흥은행 인수 당시 신한은행은 2조5500억원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했고, LG카드 인수 때는 2조9300억원의 회사채와 3조7500억원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한 바 있다. 상환우선주란 특정기간동안 우선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기간이 만료되면 발행회사에서 이를 되사도록 한 주식을 말한다. 우선주 상환 부담은 신한지주의 뒷덜미를 잡는 문제다. 또 여러번의 M&A를 통해 발생한 영업권 등으로 인해 지주기준 자본비율이 경쟁사 대비 열위라는 점도 지적됐다.
고객기반이 많이 확충됐지만 경쟁은행인 국민은행에 비해서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도 약점 중 하나다. 국민은행은 전국영업망 1200개, 2600만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한은행은 932개 지점, 1500만 고객에 그쳐 소매금융 경쟁력에서 차이가 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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