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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회

[이도은 기자의 hey man, why not] 헐렁한 티셔츠 입으면 젊어보인다? 아저씨들

청바지에 티셔츠 한 장 입은 남자가 제일 멋있다고? 여자들의 이 말을 절대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티셔츠는 ‘그냥’ 걸친다고 태가 나는 옷이 아니다. 일단 티셔츠가 어울린다는 건 몸이 웬만큼 좋다는 전제가 깔린다. 몸짱이 아닌데도 멋있게 보인다면 체형을 보완해 길이·목선·소매 모양까지 꼼꼼히 맞춰 입는 센스가 있다는 말이다.

무심하게 걸친 느낌? 이조차 고도의 전략이다. 이걸 모르는 대다수 남자가 정말 ‘아무렇게나’ 티셔츠를 입어서 스타일을 잃는다. 뱃살 때문에, 민망해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헐렁하고 늘어지는 티셔츠를 고수한다. 젊음의 상징인 티셔츠를 입고도 여전히 ‘아저씨 딱지’를 못 떼는 것도 그런 이유다. 몸에 옷을 맞춰 입는 센스, 티셔츠에선 엄수해야 할 스타일링 제1법칙이다.

붙는다는 느낌으로 입어라

보통 남자들이 고르는 티셔츠, 너무 크다. 두 주먹쯤 들어가고도 남는 여유를 둬야 ‘내 사이즈’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석은 약간 붙는다 싶게 입는 것. 입고 허리 옆선을 양쪽에서 잡아당겨 2㎝ 정도 여분이 있는 게 내 사이즈다. ‘초코볼 복근’이 너무 드러나서 안 된다고? 티셔츠라는 건 어차피 얇다. 크게 입어봤자 바람 한번 불면 다 들키게 마련이다.

품을 맞췄다면 다음은 어깨선. 봉재선과 실제 어깨선이 최대한 맞는 디자인이 ‘내 티셔츠’다. 소매길이도 중요한 포인트다. 반소매 티셔츠라면 소매는 팔꿈치와 어깨의 중간에 오는 게 적당하다. 위로 더 올라가도 되지만 팔뚝 중간 밑으로 내려가는 것은 NG다. 하나 길다고 수선할 수도 없는 법. 이럴 땐 바지처럼 롤업 하면 해결된다. 옷 길이도 좀 더 짧아져야 한다. 벨트를 살짝 가리는 정도가 무난하다. 조금 더 내려오더라도 지퍼의 중간을 넘지 말 것. 다리가 길어 보이는 데도 이만한 게 없다. 스키니 팬츠를 입지 않는다면 엉덩이를 덮는 티셔츠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내 체형을 먼저 알자

티셔츠를 예쁘게 입는 법은 따로 없다. 오로지 체형을 얼마나 커버하느냐의 문제다. 키가 작은지 큰지는 기본. 목·팔뚝의 굵기 등 세세한 체형의 특징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일단 통통하다면 브이넥 라인에 소매가 타이트하지 않은 티셔츠를 골라 사지가 가늘어 보이도록 하는 게 요령이다. 또 체격이 크다고 어두운 색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짙은 색은 무겁고 답답해 보일 수 있어 차라리 파스텔톤 밝은 컬러의 티셔츠를 고르는 게 낫다. 반대로 마른 체형일 땐 기본 라운드넥 디자인에 프린트가 강한 티셔츠를 골라 빈약함을 감춰야 한다.

키가 작은 이라면 어깨나 가슴쪽과 같은 윗부분에 포인트나 장식이 들어간 티셔츠가 어울린다. 시선을 위쪽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바지에 넣어 입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길어 보인다. 목이 짧고 두꺼울 땐 라운드보다 세로로 길게 파이는 브이넥을, 반대로 얇을 땐 옆이 벌어지는 보트넥 라인이 정답이다.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몸짱이라면 자신 있게 민소매 티셔츠에 도전해도 좋다.




궁합 맞는 바지는 따로 있다

티셔츠는 종류가 무궁무진해서 오히려 문제다. 이럴 땐 즐겨 입는 바지가 뭔지부터 생각해보자. 일단 데님 애호가라면 빈티지 느낌의 워싱 티셔츠가 제격이다. 낡아서 오히려 멋스러운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흰색 티셔츠도 빼놓지 말 것. 밝은 데님엔 배우 브래드 피트 같은 부드러운 마초의 매력을, 생지 데님엔 댄디 보이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단 바지가 너무 끼지도 헐렁하지도 않게 히프선이 드러나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면소재 치노 팬츠가 많을 땐 미키마우스 등이 그려진 캐릭터 티셔츠를 골라보자. 모범생 같은 이미지에 유머러스한 반전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세미 정장 바지엔 무늬 없는 단색 티셔츠를 입으면 깔끔한 느낌을 낸다. 스키니 팬츠엔 아예 넉넉한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컬러 팬츠엔 로고가 큰 프린트 티셔츠 걸치면 아이돌 스타처럼 트렌디해 보인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