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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경제

강한은행 만들기 프로젝트 ② 하나은행

2010-07-28 오후 12:09:14 게재

손준범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애널리스트 경력 4년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경력 2년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 1팀장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홍헌표 KTB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
홍익대 무역학과 졸업
국민은행 팀장/애널리스트 경력 2년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경력 2년



우수한 자산건전성, 안정된 경영진이 강점
PB분야 차별화된 경쟁력 보유 … 조직효율성도 높아

하나은행의 강점으로는 우선 우수한 자산건전성이 꼽힌다. 자산이 건전하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화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최고의 미덕을 갖춘 셈이다.
실제 지난 1분기말 기준 연체율의 경우 하나은행은 0.56%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0.89%)과 우리은행(0.87%)은 물론 신한은행(0.61%) 보다도 낮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04%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93%였고, 국민은행이 1.29%, 신한은행이 1.28%였다.
부실채권이 적다보니 하나은행의 대손비용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대비 충당금전입액 비중을 의미하는 대손비용률을 보면 하나은행은 0.54%에 불과해 국민은행(0.9%), 우리은행(0.8%), 신한은행(0.55%) 보다 낮았다.
지난 2분기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57%로 소폭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5%로 0.31%p 상승했지만 경쟁은행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건설, 조선, 해운 등 이른바 위험산업군에 대한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반기에도 지속될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이 경영효율성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판매관리 비용, 특히 인건비용 비중이 낮은 구조여서 다른 은행에 비해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영진이 안정돼 있고, 지배구조가 잘 분산돼 있다는 점도 하나은행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은행업에 정통한 경영진들이 주요 위치에 포진해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또 잘 분산돼 있는 지분구조는 정치권이나 특정세력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하나은행의 지분은 100%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의 지분은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이 9.62%, 골드만삭스와 국민연금이 각각 8.66%와 8.19%씩 갖고 있다. 국내외 대형 투자자들이 지분을 적절히 나눠 갖고 있어 특정 세력의 입김이 일방적으로 작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영업면에서 보면 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사실 국내에 PB 개념을 들여온 것도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1970년대부터 VIP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에 초점을 둔 영업을 실행해왔으며, 1995년 맥킨지 컨설팅을 통해 현대적 의미의 PB 모델을 도입했다. 그만큼 하나은행은 이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축적해왔으며, 차별화된 경쟁력과 탄탄한 고객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하나은행은 17개 골드클럽과 151개 VIP클럽 영업채널을 통해 200여명의 프라이빗 뱅커들이 고객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자산서비스관리 시장이 PB노하우와 고객기반을 갖추고 있는 하나은행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은행의 적극적인 제휴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카드 시장 공략을 위해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것은 대표적인 예다. 후발주자로서 시장 공략을 위한 유용한 시도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하나금융 내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 노력도 주목 받는 부분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08년 금융지주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계열사 조직을 법인별 체계가 아닌 개인금융,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사업부문별로 수평적으로 묶는 매트릭스 조직구조를 구축했다. 자회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다. 매트릭스 조직이 성공적으로 정착이 됐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지만 이같은 시도가 효과를 내기시작하면 하나은행의 새로운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구본홍 기자

수익구조 경쟁은행보다 취약
고비용 자금조달구조로 순이자마진율 낮아

하나은행은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조직효율성이 높지만 기본적으로 이자마진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율(NIM)은 2.13%. 신한은행(2.01%)보다는 높았지만 국민은행(2.61%)과 우리은행(2.20%) 보다는 낮았다. 올 1분기 2.27%로 상승했지만 국민은행(2.82%)과 우리은행(2.31%)과의 격차는 여전했다.
이자마진이 적은 이유는 저원가성 수신기반이 취약해 자금조달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경쟁은행에 비해 급여이체 계좌 등 개인 예금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탓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탓도 있지만 규모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
당장 하나은행은 4대 지주사 체제 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작다. 1분기말 기준 하나은행의 자산규모는 155조8000억원으로 국민은행 273조8000억원, 우리은행 239조7000억원, 신한은행 238조7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금융지주 전체 자산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KB금융지주 325조6000억원, 우리금융지주 325조4000억원, 신한금융지주 311조7000억원 등 3대 금융지주사의 자산은 300조원을 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192조원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경쟁은행에 비해 영업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상반기말 현재 하나은행의 지점 수는 651개다. 지점수 1196개로 최대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는 국민은행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우리은행(889개), 신한은행(932개)과 비교해도 많이 뒤진다.
이처럼 영업점과 판매채널이 부족하다보니 고객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의 고객 수는 1100만명 정도로 국민은행 260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결국 영업기반이 취약하다보니 개인 예금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고 그만큼 경쟁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하나은행의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싼 자금을 끌어다 다른 은행과 경쟁하려다보니 결국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수밖에 없다.그래서 조직효율성은 높지만 성장성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업에 정통한 경영진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하나은행의 장점이지만 대부분 내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IR(기업공개) 마인드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LG카드를 인수할 때나 태산LCD 문제가 불거졌을 때처럼 경영진이 필요할 때 외에는 제대로 된 IR을 실시한 적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경영진이 경영 현황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설명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면 시장의 신뢰도 낮을 수밖에 없고 결국 은행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영업기반 늘리고 고객층 확대를
‘규모의 경제’ 위해 M&A 고려할만 … 계열사간 협력 강화 필요

하나은행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분석한 3명의 애널리스트들은 하나은행이 더 강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개인 및 기업 고객 확대, 영업기반 확충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취약한 수익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경쟁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자산규모와 점포망을 효과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우선 하나은행의 약점인 취약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충성도 높은 개인 고객군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 고객 기반을 늘려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원가성 수신기반을 확대하고 순이자마진율을 경쟁은행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애널리스트들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점망을 확장해갈 것을 주문했다.
자금 조달 비용을 쉽게 낮출 수 없다면 적정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리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지속적인 대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손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되 기업고객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여신 심사 역량을 바탕으로 우량 기업대출을 확대해 자산규모를 늘리고 자산수익률도 높여야 한다는 것.
일부 애널리스트는 빠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영업기반과 자산규모를 경쟁은행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M&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대 금융지주체제 은행 중 자산이나 영업망 규모가 가장 적은 하나은행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대형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M&A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는 얘기다.
실제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또는 외환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하나금융이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고객군과 영업점 중복을 피할 수 있고, 상호 보완하는 면이 많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합병시 시장 제한 효과가 적어 공정경쟁 논란에서 가장 자유롭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어윤대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당분간 M&A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M&A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내부적으로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자칫 M&A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내실마저 흔들릴 수 있고, 실제 하나은행의 경우 과거 LG카드 등 M&A를 추진하다 실패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M&A는 신중히 추진하되 하나금융내 비은행 계열사, 제휴회사와의 협력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하나은행의 전통적 강점인 PB 경쟁력을 바탕으로 증권사, 카드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PB 역량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것. 또 제휴사와 협력을 통한 마케팅 확대 전략은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와 함께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경영진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외부 인사의 적절한 기용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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