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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경제

강한은행 만들기 프로젝트 ① 국민은행

2010-07-27 오전 11:49:34 게재

김 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숭실대 경영학과 졸업/숭실대대학원 재무관리학
애널리스트 경력 5년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경력 5년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금융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금융 애널리스트 경력 11년



자본비율·순이자마진 높아 안정적
전국 영업망 1200개·2600만 고객 기반 소매금융 강자

국민은행은 높은 자본 적정성과 순이자마진(NIM)으로 재무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과 함께 소매금융에 강하다는 비재무 분야의 특징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총 자산은 256조5000억원이고 자기자본이 19조3000억원으로 총 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단순자기자본비율이 7.5%에 이른다. 이는 전체 국내은행의 평균치 6.7%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금융지주사 체제인 신한은행(6.6%), 우리은행(6.1%), 하나은행(6.7%) 등에 비해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본비율이 견고하면 불황이나 금융위기 등으로 대출 연체가 늘어나고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자산이 급증해 대손충당금을 평시보다 많이 쌓더라도 재무상황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여신의 보유 수준을 보여주는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작년 말 기준 1.1%로 1.3%인 우리은행보다 낮고 1.0%인 신한은행보다 조금 높다. 전문가들은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Coverage Ratio)이 153.2%로 상당한 수준이란 점도 국민은행의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두 번째 강점은 순이자마진(NIM)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것이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이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해당 기관의 수익력을 나타낸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차감한 국민은행의 이자부문 이익은 작년 1분기 1조7062억원에서 2분기 1조40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3분기 1조4344억원, 4분기 1조6741억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에는 1조 7291억원으로 1년 전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따른 1분기 NIM도 2.82%로 신한은행(2.20%), 하나은행(2.20%), 우리은행(2.42%)보다 크게 높다. 국민은행의 NIM은 작년 1분기 2.70%에서 2분기 2.16%로 급감한 뒤 3분기 2.20%, 4분기 2.61%를 거쳐 올 1분기에 2.82%로 오르는 등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4분기부터 NIM 상승이 본격화했고 조달금리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데다 만기가 짧은 기업대출보다는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NIM의 추세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세 번째 강점은 1200개 육박하는 전국 영업망과 26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말 현재 국민은행의 지점 수는 1196개다. 같은 금융지주사 체제인 우리은행이 889개, 신한은행이 932개, 하나은행이 650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1140개로 2위인 농협은행보다도 50여개가 많다.
이처럼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인 영업점 및 고객 수로 판매 채널이 광범위한 까닭에 소매부문의 영업 능력이 뛰어나고 프랜차이즈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 및 신용카드 대출자산은 185조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이 97조1000억원, 52.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소기업 대출 (33.7%)과 대기업 대출(7.9%) 등 기업대출이 77조3000억원이다. 이어 신용카드 여신이 11조4000억원으로 6.1%를 차지한다. 은행의 입장에서 기업대출은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뒤따르지만 가계대출은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라 이같은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 지점이 많아 쉽게 찾아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는 편의성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뒤처지는 1인당 생산성
순익창출능력 낮고 비이자수익 비중 작아

자산규모가 크고 자기자본비율이 높지만, 이와 동시에 자본의 효율성과 경영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게 국민은행의 첫째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부문별 손익 구조에서 이자부문 이익에 비해 비이자부문 수익의 비중이 너무 낮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국민은행의 총 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이 많다는 것은 거꾸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당기순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ROE가 적다는 것은 자본을 운용해 거둬들인 순익의 비율이 낮다는 것으로 그만큼 이익창출능력이 모자란다는 뜻을 지닌다. 2009년 실적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19조3000억원인 국민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6358억원이다. 이에 따른 ROE는 3.2%로 시중은행 평균 6.9%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경쟁상대인 신한은행(8.0%), 우리은행(7.9%)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커진다. 자산 규모와 고객 기반 등 우량한 영업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수익창출 능력이 떨어지거나 자기자본 수준이 과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영효율성의 척도로 쓰이는 영업이익경비율(Cost Income Ratio)이 은행 평균보다 높다는 점도 취약점이다. 영업이익을 인건비,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로 나눈 비율이 작년 1분기 45.4%였다가 2분기에 51.2%로 급증한 뒤 3분기 52.2%, 4분기 52.8%로 연속 2개 분기 동안 50%를 웃돌았다. 이달 취임한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취임식에서 영업이익경비율을 평균 이하로 낮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직원 1인당 관리자산, 예수금, 대출금 등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에서도 국민은행은 경쟁은행보다 뒤처진다. 작년 말 기준 국민은행의 1인당 관리자산은 155억원, 1인당 예수금(정기예·적금)은 100억원, 1인당 관리 대출금은 102억원인데 비해 신한은행은 각각 228억원, 131억원, 124억원이고 하나은행은 197억원, 118억원, 110억원이다.
KB금융지주의 연간 실적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 수익구조가 은행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고, 이에 따라 계열사간 고객정보 교환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지 않는다는 점은 가장 많이 지적 받아 온 약점이다. 이러다보니 KB금융은 이자부문 이익과 비이자부문 이익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2009년 KB금융의 이자부문 이익은 6조4000억원, 비이자부문 이익은 7090억원으로 이 둘을 합해 100으로 놓으면 이자이익의 비중이 무려 95%에 이른다. 이는 신한금융(85%), 우리금융(84%)보다 10% 이상 높고 하나금융(90%)보다도 5%가 높은 수치다. 그만큼 수익구조 다각화가 부족하다는 징표다.
전문가들은 경영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큰 이유의 하나로 적절한 인력관리 및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는다.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아 시장에서 ‘규모에 비해 인력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M&A로 비은행 자회사 키워라
수익다각화·경영효율화·경쟁력 키울 돌파구

국민은행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분석한 3명의 애널리스트들은 국민은행이 강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은행·증권·보험 등 전 계열사 차원에서 경영효율화 및 비용효율화, 수익구조 다변화, 도매금융 강화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또 어윤대 회장의 취임으로 오랜 경영진 공백 상태가 마무리된 만큼, 그간 미루어졌던 전략과제를 시행하고 인력재배치 등의 구조개선으로 인적구성의 효율화를 이루고 느슨해진 조직문화를 추슬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경쟁은행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서 있는 이자부문의 효율성을 더 높이고 경기회복에 맞춰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됐다. 저금리로 조달하는 자금의 비중을 높이고, 대출 운용에서도 고객을 세분화해 상대적으로 이자율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우량 고객군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자이익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진 방어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대출금리를 지나치게 깎아주며 무리한 경쟁에 뛰어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니왔다.
자기자본비율이 높고 재무안정성이 단단하다는 점을 활용해 향후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 대출자산을 지금보다 늘려서 레버리지를 키우는 정책을 선택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또 태생적으로 소매금융, 개인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 가계대출에 장점이 있는 은행 영업의 비중을 기업 등 도매부문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힌 것은 은행에 의존돼 있는 계열사간 불균형을 바로 잡는 일이었다. KB금융에서 은행을 빼고는 경쟁력을 갖춘 계열 자회사가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 외에도 투자증권, 생명보험,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인베스트먼트 등 8개 자회사가 있지만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곳은 없다. 그러다보니 26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갖고서도 고객 1인에게 은행상품 외에는 판매를 하지 못해 수익이 제약돼 있다는 것이다. 각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할 수 있다는 금융지주사 체제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향후 은행에서 분사해 나갈 KB카드도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한 끝에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결국 은행 외의 자회사 비중을 높여야 KB금융 전체는 물론 은행의 수익구조도 다각화될 것이란 점이 거듭 강조됐다.
이 과제는 어윤대 회장 체제의 출범을 근거로 장기적 관점에서 M&A(인수·합병)를 추진해야 해결될 수 있다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견해가 모아졌다. 이와 관련, ‘현재 쌓여 있는 6조원 규모의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결국은 M&A가 답’이란 게 공통적인 해법이었다. 향후 국내 금융산업 재편 과정이 매도자 보다는 매수자가 우위에 서는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의 조건 위에서 진행될 것이고, 은행이든 보험·증권사든 매물이 나올 경우 매입능력을 갖추고 있는 쪽은 KB금융이란 이야기다.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 등 대형합병을 한 켠으로 제쳐놓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결정’이란 진단도 있었고 ‘시간이 걸리고 불투명한 은행 인수 대신 증권사·보험사의 매입으로 집중할 수 있어 긍정적’이란 의견도 있었다.
어쨌든 6조원의 현금자산을 증권사나 보험사 등 다른 매물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활용해야 ‘상황의 딜레마’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은행대형화를 목적으로 한 M&A는 정부 승인이 필요하고 시장환경이 급변할 수 있는 데다 합의도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 경우 6조원의 자본잉여는 ROE를 하락시키는 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주배당을 늘리려 해도 정부의 정책과 상충되고, 금융시장 여건상 단기간에 순이익을 크게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계열 자회사를 키우기 위한 M&A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 공통적이었다.
M&A를 통한 은행 외 계열사의 역량강화는 수익성 다변화와 이자부문 및 비이자부문 이익 확대, 계열사간 인력 재배치와 조정을 통한 조직효율성 증대 등 국민은행과 KB금융이 더 강한 은행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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